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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보고서명아시아 지식(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토대연구
  • 이 연구는 아시아 지역의 화해와 공존을 위해서 지역과 국가를 넘어서는 보편적 주제에 대한 지속적인 공동의 탐구와 대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공동의 탐구와 대화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지식인 네트워크의 구축을 주장하고자 한다.

    아시아의 안정과 평화의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종래의 논의는 주로 정치·경제·군사 등 실용적인 측면에서 교류와 협력이 주된 내용을 이루었다. 이러한 논의는 정치적 현실과 밀접하게 연동되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노정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자율성과 항구성을 담보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문학적 교류와 협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시·공간적으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세계사적 현실에서, 아시아의 지식인들은 새로운 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아시아, 그리고 아시아를 넘어선 세계를 구상할 수 있는 비전과 상상력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내셔널리즘과 자국중심주의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아시아 지역의 현실주의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공동과제 그리고 인류공동체의 미래를 구상하기 위한 보편적 어젠다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아시아의 미래를 함께 구상하는 인문 지식인을 발굴하여 지식인의 인적 교류와 지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물론 인문 지식인은 인문학자에 한정되지 않고, 지적 교류는 인문학적 주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21세기의 인문적 지식은 종래의 인문학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을 포함하는 융합적인 성격을 요청한다. 지리적 개념을 넘어 인문적 사유의 대상으로 아시아를 조망하면서, 근대 및 근대적 지식체계의 문제 등을 포함하여 과학기술의 획기적 발달로 인해 글로벌 차원에서 제기될 수 있는 보편적 어젠다를 발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차원의 대화 채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1세기를 전후하여 글로벌리즘과 지역통합 논의가 세계사의 주된 흐름이 되어 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혐오와 배제, 그리고 여기에 기생하는 ‘극우 민족주의’와 ‘배타적 국가주의’가 전개되면서 갈등과 분열 현상이 증폭되고 있다. 혐오와 배제를 극복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자신에 대한 성찰과 함께 다른 문화의 언어, 전통, 가치, 역사를 이해하면서 인간성(humanity)을 회복할 수 있는 보편적 정신(mind)을 지닌 세계시민으로서의 자각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아시아 지식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먼저 아시아 각 지역의 아시아 인식 양상을 분석하고, 나아가 아시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갈등 양상을 추적하면서 지식인 네트워크의 역할을 고찰하였다.

    ‘아시아 인식’ 부분에서는 중국, 타이완, 일본, 베트남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지 않고 이상의 4개 지역을 설정한 것은 연구진과 연구 기간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 지역에서 오랫동안 ‘통합’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갈등과 충돌의 양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갈등’ 부분에서는 아시아 지역 내의 갈등을 구체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식인의 네트워크 현황을 고찰하였다. 특히 한국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갈등의 주제로서 ‘역사분쟁’과 ‘혐한’을 다루었다. ‘역사분쟁’에서는 역사 기록 왜곡 문제와 관련하여 대표적인 분쟁사례로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 그리고 역사 경험에 따른 피해 보상 문제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혐한’에서는 오늘날 혐한문제의 출발점으로서 2002년 이후 일본 사회에서의 한국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이로부터 해당 문제의 주요한 논점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이후 일련의 흐름을 이루게 되었는지를 추적해 봄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이 중국, 타이완, 일본, 베트남과 개별 국가를 대상으로 양국 사이에 지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서 요청되는 참여의 주체와 대화의 소재를 제시한다. 둘째, ‘역사분쟁’이나 ‘혐한’ 등의 갈등은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별도의 기구를 설립하여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기 때문에, 관련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이를 수습하는 데에만 몰두해 왔다. 이로 인해, 유사한 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하거나, 갈등 관계에 있는 타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따라서, 중국사회과학원과 같은 포괄적인 연구조직을 만들어 선제적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대화를 이끌어 나갈 주도적인 네트워크를 한국 내에 일차적으로 설립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셋째, 각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보편적・시민적 가치에 주목하여, 양국의 대화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이런 공감대 및 공통의 가치를 발굴하고 상호 간에 심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아시아 지식인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 기존의 네트워크가 주로 각 지역의 학자 혹은 전문가들 사이의 교류 차원에 국한되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늘날 각 지역에서 새로운 지식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시민 지성, 웹 지성까지를 아우르는 보다 확장된 지식인의 참여를 독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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