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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보고서명감염병 공동대응을 위한 남북인도협력: 코로나19를 중심으로
  •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되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또는 코로나19 2차 유행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단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는 말라리아, 성홍열, 신종플루, 에볼라, 메르스,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의 감염병이 발생한 바 있다. 또한 신종 변종 감염병이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점에서 남북한 보건의료 및 방역협력은 필요하고 중요하다. 감염병은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신안보, 그 중에서도 보건안보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안보는 군사안보 등 전통적 위협을 중심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냉전의 종식, 9 11 테러등 여러 사건을 겪으며 안보의 개념은 변화해왔다. 냉전기의 위협들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반면, 보건, 환경, 에너지, 사이버 등 새로운 위협들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위협들을 대응하기 위해 ‘인간안보’라는 개념이 주목받게 되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개인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차원을 넘어 국가의 존립과 발전 등 사회작동시스템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좁게는 보건안보, 넓게는 인간안보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보여준 것처럼 신 변종 감염병의 발생 가능성과 그 결과의 영향력을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회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취약지점을 보완하고 긴급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내 사회적 연계망을 구축하여야 한다. 또한 국가들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대비(preparedness)의 대응방식을 효과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신 변종 감염병 등 초국가적 위협과 위험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제공조와 행위자들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북한은 무상치료제, 예방의학제도, 의사담당구역제도라는 형식적 요소는 보편적으로 잘 갖추었지만, 보건의료 수준은 취약한 수준이다.

    한편,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의 합의 결렬 이후 남북관계도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2020년 6월 16일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였다. 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 및 방역을 비롯한 남북협력은 북미관계의 진전, 남북 정상 간의 합의라는 큰 틀에서의 한반도 정세가 진전되어야 추진될 수 있다. 반면에 보건의료 및 방역협력과 같은 인도적 성격의 남북협력은 남북을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다시 나오게 할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생명공동체 형성 일환으로써의 감염병 공동대응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관련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민간과 정부, 국제사회 등 행위자들이 협력을 하여야 하고, 양자협력을 통한 감염병 공동대응과 다자협력을 통한 감염병 공동대응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정책 실현가능성 및 북한의 호응에 따라 단기 추진 과제와 중장기 차원에서 추진할 과제를 구분하여 전략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할 때 감염병 공동대응을 위한 정책 추진 방향 및 추진 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민간차원에서의 개인 방역물품 지원
    우선적으로 민간차원에서 감염병 유입 및 확산 방지와 방역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남북연락 채널이 복원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당국 차원의 방역협력 제안은 수용하지 않고 있는 데 비해 결핵 등 민간차원의 보건의료협력은 수용하고 있다. 현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북한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외부세계의 협력 제안에 대한 거부와는 별개로 국제기구 및 민간단체의 방역물자는 받아들이고 있다. 향후 감염병 확산이 예상되는 경우 북한의 지원 요청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요청 이전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감염병 예방 진단 방역 물품 지원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방역물자 지원과 관련하여 1718 제재위원회 면제 승인의 경우 승인 이후 6개월 이내 물자가 북한에 반입되면 되고, 추가적으로 기간이 연장되는 점을 고려할 때 지원물자에 대한 면제 승인 절차를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대북제재와 관련하여서는 제재면제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사안별 면제가 아닌 상시적 면제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추진하여야 한다. 민간차원의 보건의료 및 방역협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차원의 감염병 공동대응을 위한 보건의료 및 방역협력을 꾸준히 제안하고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여야 한다.

    □ 보건의료협력의 지속성 확보
    북한이 정부차원의 감염병 공동대응을 위한 보건의료 및 방역협력에 호응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남북 보건의료협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남북합의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함으로써 보건의료 분야 남북합의서의 규범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고 이를 통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남북한의 신뢰를 재구축하고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합의를 함으로써 남북합의와 신뢰구축이 선순환되어야 한다. 또한 보건의료협력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서는 감염병 정보교환 및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첫째, 남북 보건의료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각각의 보건의료 연구 현황 및 관심 분야 파악을 통해 교류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도출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북한 보건성이 발표한 북한 보건의료 전략계획(2010~2015)에서 나타난 북한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보건의료 사업 분야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 보건의료 분야 R&D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북한 보건의료 분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사업과 북한 보건의료 현황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보건의료협력 매뉴얼화가 추진되어야 한다. 보건의료교류협력 사업이 단순히 인도적 지원 또는 개발지원 한 부문으로만 진행될 수는 없는 특성을 고려하여, 향후 진행될 보건의료 분야의 교류협력 사업은 단기적이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갖는 인도적 지원 형태 사업과 장기적이면서 상호 교류 및 협력적 성격을 갖는 개발지원 형태의 사업을 명확히 구분하여 각기 목적에 맞는 단계별 시기별 사업 내용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최근 신종 및 변종 바이러스의 연이은 출현으로 감염병에 대한 조기 발견과 신속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감염병 발생 시 대응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
    셋째, 남북보건의료협정 체결 및 공동위원회 구성 운영이 필요하다. 남북보건의료협정은 남북 간 보건의료정보 교환 체계 및 공동방역체계 구축, 상호 왕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보장, 상시적 의사소통 체계 구축 등 상호 협력 사안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공동위원회 구성 및 운영은 보건뿐만 아니라 환경, 기후변화, 재난 등 신안보 영역의 중요성과 남북접경협력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종합적 포괄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남북접경협력 전반을 다루는 기구로 접경협력 총괄위원회를 두고 산하에 보건의료분과위원회, 공유하천 평화적 이용 분과위원회, DMZ 산불 분과위원회, 산림환경분과위원회를 구성하여 감염병을 비롯한 접경지역에서의 재난에 남북한이 공동대응하여야 한다.

    □ 남북중 다자협력체 구축을 통한 K-방역 모델 구현
    양자협력과 더불어 다자협력을 통해 감염병에 공동대응하여야 한다. 개별 국가 차원에서 뉴질랜드, 대만처럼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일부 국가들이 있기는 하지만 봉쇄에 의존하였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다자협력을 주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가장 큰 책임은 WHO에 있으나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WHO의 국제적 리더십은 큰 손상을 입은 상황이다. 국가 간 협력의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연합의 코로나19 공동대응도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감염병 대응의 중요 모델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K-방역을 동북아 지역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하여야 한다. K-방역 모델은 코로나19에 대한 개별 국가 단위의 모범적 방역 프로그램일 뿐 아니라 고립주의적 봉쇄를 넘어 개방성을 유지하면서 연대와 협력을 통해 감염병을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K-방역 모델을 동북아 지역에서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남북중 다자협력체를 구축하여야 한다. 감염병 조기경보 및 대응시스템, 역학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하여 코로나19의 2차 확산 및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신종 변종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또한 의약품 및 의료물자 생산의 국제적 분업시스템을 고안하여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남북한의 제조업 협력 시스템을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의 폐쇄성과 상존하는 북핵 문제로 다자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코로나19와 신종 변종 감염병에 대한 공동대응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중장기적인 정책 과제로 추진하여야 한다.

    □ 북한 보건의료 개선을 위한 총체적 접근
    남북한이 감염병에 공동대응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보건의료와 관련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효과적인 남북 보건의료 및 방역협력을 위해서는 감염병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 장비와 개인위생 관리를 위한 물품 지원 외에 식량 및 영양지원, 위생 시설 개선 사업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감염병은 건강 및 위생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북한 주민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경제사정, 식량상황이 악화되면서 감염병에 더 취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반도 생명공동체를 위해서는 보건의료 및 방역협력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함께 식량지원, 영양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도(引渡)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추진되어야 하며, 그 일환으로 북한인권재단이 조속히 설립되어야 한다.
    둘째, 북한 보건의료 및 방역 문제의 개선을 위해서는 인도적 지원과 더불어 북한개발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유엔전략계획을 활용하여야 한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17개 목표 가운데 목표-3(보건 및 복지 증진), 목표-6(깨끗한 물과 위생시설 보급), 목표-1(빈곤종식), 목표-2(기아종식) 등이 생명공동체 형성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 유엔전략계획은 두 번째 우선순위인 사회개발 서비스가 생명공동체 형성과 관련성이 가장 크며, 첫 번째 전략적 우선순위로 제시하고 있는 식량 및 영양안보, 세 번째 우선순위로 제시하고 있는 복원력(resilience) 및 지속가능성에서도 생명공동체 형성과의 관련성을 찾을 수 있다. 한반도 생명공동체 형성과 관련하여 감염병을 재난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 보건의료 협력 과정에서 북한지역에서의 재난 발생에 대한 역학적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셋째, 북한 보건의료제도가 취약한 이유는 차별, 부정부패 등 북한 내부의 구조적 원인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내에 인권의식과 법치가 지속적으로 확산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 양자차원과 국제사회를 통한 다자차원의 인권대화 및 기술협력을 통해 북한 내에 인권의식과 법치가 확산하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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