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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보고서명북한 여성의 일상생활과 젠더정치
  • 이 연구에서는 김정은 집권을 전후로 한 시기, 북한 여성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젠더정치의 변화를 고찰하였다. 정책 및 담론 수준에서 작동하는 위로부터의 젠더정치를 고찰하고, 북한 여성들의 생애사례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젠더정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 속에서 여성들의 실천은 젠더정치의 작동을 어떻게 매개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연구는 김정은 시대 북한의 젠더정치에 관해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첫째, 경제난 이전 시기 젠더체계의 골간을 이루었던 배급제를 대신하여, 시장의 확대를 거치면서 남성=공식노동, 여성=비공식노동이라는 성별분업체계가 젠더체계로 등장하였다. 남성이 담당하는 공식노동 영역에만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주어지는 위계적 성별분업체계가 김정은 시대 젠더정치의 구조적 토대가 된다. 공식노동 영역 내에도 여전히 강고한 성별분업구조와 성차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젠더화된 이중 노동구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경제난과 시장화를 거치면서 경제공동체로 기능이 변화된 가족이 젠더화된 이중 노동구조를 떠받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별 가족은 변화하는 경제사회적 환경 속에서 성별화된 역할분담에 기초해 가족 생존을 도모하기 위한 ‘실용적인 전략’을 수행해온 주체이다. 가족 또는 여성들의 전략은 젠더체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실천이기도 하다.

    셋째, 가족 내의 젠더질서와 이를 유지하는 장치는 이전 시기와 연속성을 지니지만, 한편으로는 변화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모성담론과 재가족화를 강조하는 젠더담론이 전개되는 가운데, 결혼등록과 동거, 이혼 등 가족을 유지시키는 제도적 장치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넷째, 젠더정치의 변화를 이끌어낸 주역은 경제활동을 통해 경제적 능력을 확보하고 제도/정책/관행을 넘나들며 다양한 실천을 하는 자의식과 자율성을 갖춘 여성들이다. 북한 여성들은 경쟁과 이윤, 물질적 행복과 욕망, 개성, 미래에 대한 기대와 전망을 가지고 있는 ‘개인’으로 실재하며, 이러한 변화는 젊은 여성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 ‘낭만적 연애’를 꿈꾸고, 결혼을 통해 남성의 반려자가 됨으로써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것보다는 독립적 존재로서의 자신의 미래를 고민한다. 또한, 외모와 소비활동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보수적인 성문화 속에서도 사회적 허용영역을 뛰어넘는 성적 실천을 하는 등 섹슈얼리티의 변화를 선도한다.

    다섯째, 북한 젠더정치의 변화는 기존의 젠더질서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비가역적 변화’의 경로에 들어섰고, 그 변화의 동력은 북한 사회의 경제 위기 속에서 생존을 책임졌던 여성들의 고투이다.

    <이하 원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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