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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보고서명에너지전환에 대응한 국제 자원개발기업의 전략 분석
  • 1. 연구 필요성 및 목적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전기자동차 보급 등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으로서 탈원전 및 탈석탄과 함께 재생에너지 보급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영국은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저탄소경제로 이행하는 한편, 원자력의 역할을 유지함으로써 에너지공급의 안정성을 지속하고자 하고 있다. 한편 일부 국가에서는 휘발유·경유 자동차 퇴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나라마다 에너지전환정책의 내용은 다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의 방향은 기존의 화석에너지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다. 이에 따라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에너지 중심의 현재의 에너지수급 구조가 기술발전과 에너지전환정책 추진으로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는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로 충족되고, 에너지 효율 향상도 공급측면의 부담을 경감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에너지전환은 석유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에너지전환은 에너지공급 구조뿐만 아니라 에너지소비 구조와 효율 개선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휘발유·경유차 자동차 퇴출, 전기자동차의 등장, 효율 개선 등은 석유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향후 석유수요는 언젠가는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나, 그 시기에 대해서는 전망기관마다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편 201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 셰일오일이 등장함에 따라 세계 석유공급 능력은 확대되고 있다. 셰일오일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머지않은 미래에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석유는 늘 희소한 자원으로 여겨졌다. 또 전통원유는 OPEC 등 석유수출국 중심의 석유공급자가 석유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투자 결정에서 생산까지의 주기가 짧은 미국 셰일오일이라는 새로운 석유 공급원이 등장하면서 투자 패턴과 석유공급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부족한 석유’의 시대에서 ‘풍부한 석유’의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전환은 ‘풍부한 석유’의 시대에 석유시장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된 석유시장에서 에너지전환에 대응하는 주요 석유생산자의 대응전략을 분석하여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에너지전환에 대응한 주요 산유국과 석유메이저의 대응전략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의 자원안보 정책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내용 요약
    본 연구를 통해 발견한 세계 석유시장의 새로운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셰일오일이라는 새로운 공급원이 등장하면서 과거 ‘부족한 석유’의 시대에서 ‘풍부한 석유’의 시대로 바뀌고 있으며, 에너지전환은 ‘풍부한 석유’의 시대에 석유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셰일오일의 등장으로 석유공급 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고유가 시대가 끝나면서 국제유가는 크게 하락하였다. 향후 에너지전환정책 추진과 기술발전으로 자동차 효율이 개선되고 전기자동차 보급이 증가하는 등 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되면 석유생산자 등 석유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셰일오일의 등장에 따른 석유공급 능력의 확대로 석유개발 기업의 투자 패턴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셰일오일은 기존의 전통원유와는 달리 투자결정에서 생산까지의 주기가 짧아 석유시장의 투자 패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개발 기업들은 위험과 자본지출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대규모 프로젝트의 착수를 회피하고 있다. 메이저들은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좀 더 신중하고, 신규투자보다는 운영 중인 자산으로부터의 현금흐름 창출에 집중하며, 비용효율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에도 개발단계를 나누어 초기 자본지출을 줄이고 생산 개시 시점을 앞당겨, 장기적으로 위험을 줄이려고 한다. 자금회수 기간이 짧은 육상 자산이나 비전통 자산에 대한 투자비율이 증가하고, 전통유전에서도 기존(Brownfield) 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는 반면, 신규(Greenfield) 자산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유가하락 이후 기술개발로 비용이 낮아지면서 2019년 들어 다시 전통유전에 대한 투자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셋째, 향후 석유수요 증가세는 과거와 달리 크게 둔화되며, 2030년경에 석유수요 피크가 올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석유수요가 정점에 도달한 이후에도 석유는 당분간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의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IEA, Shell, ExxonMobil은 석유수요는 증가할 것이나 증가세는 과거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McKinsey, BP 등은 2030년 전후에 석유 피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과거 석유소비 추세와는 다른 것으로, 석유 매장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과 기술발전에 따른 이용효율성 제고로 멀지 않은 장래에 석유수요가 피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석유수요 피크는 전기자동차의 보급 확대 등 석유수요의 구조적 변화에 의해 발생하므로 과거의 경기변동에 따른 수요 변동과는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과거에는 경기변동에 따른 석유수요의 불확실성은 존재하였지만 장기적으로 석유수요 변동은 경제성장에 동조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석유소비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이러한 동조성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만 석유소비 구조적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은 석유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풍부한 석유’의 시대에는 석유 공급자가 많을 때 석유시장에서 타 공급자들을 장외로 밀어내기 위해 경쟁하게 될 것이다. Klare(2013)은 이러한 환경에서는 우호적 산유국과 적대적 산유국 간의 대립이 나타날 것으로 보았다. 에너지 지정학에 대한 기존의 견해는 세계 석유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기대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석유공급이 풍부해지고 수요가 피크에 도달한다면 변화하는 에너지 지정학적 환경에서 경쟁 혹은 연합하게 된다는 것이다.
    셰일혁명으로 인해 석유공급이 증가하고 에너지전환에 의해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석유시장의 변화에 대처하는 석유생산자의 대응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풍부한 석유’ 시대에는 ‘가격전쟁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석유수요 피크가 현실화될 경우 석유생산자간에 시장점유율을 놓고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저비용 석유생산자라 할지라도 ‘높은 생산량, 낮은 가격 전략’을 채택하려면 생산능력을 증가시켜야 하는데, 이에는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고 단시간 내에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격전쟁 전략’을 채택하는데 있어 또 다른 장애요인으로는 산유국 경제의 석유의존도와 사회적 비용이다. Dale and Fattouh(2018)은 석유 생산자가 경제다각화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에 따라 ‘높은 생산량, 낮은 가격 전략’의 채택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았다.
    두 번째 전략은 ‘생산량 합의 전략’이다. 생산량 합의(quota agreement) 전략은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시점에서도 석유생산자는 공급량을 줄여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고 석유 지대(oil rent)를 계속 향유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OPEC의 생산량 조절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전기차 보급 확대와 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생산량 조절은 적절한 전략이라고 하기 어렵다.
    세 번째 전략은 ‘효율화 전략’이다. 효율화 전략은 수반 가스(associate gas) 활용 확대, 석유회수증진(enhanced oil recovery, EOR) 기술의 적용, 생산 관리 체계 개선 및 국내 보조금 축소 등의 조치를 통해 생산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할 수 있는 전략은 ‘다각화 전략’이다. 다각화(diversification) 전략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부의 대부분을 그 자원에만 의존하게 되어 결국 경제가 빈궁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이른바 “자원의 저주(Curse of Resources)”에서 벗어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리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등은 석유시대 이후에 대비하기 위해 다각화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Shell, Total, BP 등 석유 메이저기업들도 재생에너지나 전기차 충전서비스 등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정책제언
    3.1. 변혁기의 자원안보 정책방향 설정
    해외자원개발 정책은 기본적으로 ① 에너지자원 수급 위기 발생 시 도입 가능한 자원 확보 ② 가격급등 시 경제충격 완화 ③ 국내 연관산업의 동반성장과 고용창출의 필요성에 의해 추진된다. ‘부족한 석유의 시대’에서 ‘풍부한 석유의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자원 확보 측면에서의 자원개발 필요성은 줄어들고, ‘경제성 및 파급효과’ 측면에서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풍부한 석유의 시대에도 지정학적 불안 요인은 상존하기 때문에, 에너지공급 불확실성과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자원안보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3.2.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역할 재정립
    수익성 기반의 자원개발 사업은 민간 영역으로, 국가 자원안보 기반 강화를 위한 활동은 공적 영역으로 구분해야 한다. 공적 영역의 역할은 자원개발 관련 제도의 안정화 등 자원개발 투자환경을 개선하여 민간의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시장경제 기반 하에서 자원개발 사업이 이루어지므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지는 않다. 중동, 중남미, 동남아 등의 자원보유국으로의 진출은 자원외교, 국가 차원의 경제적, 정치적 협력 등 자원개발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민간 자원개발기업과 관련 기자재 및 연관산업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플랫폼과 기술적·인적 지원 네트워크 및 테스트베드 등을 제공하여 기술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에너지자원은 전략적 상품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고, 상류부문에 대한 투자는 장기간 지속되므로 지정학적 위험을 내포한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 이외의 대다수 자원보유국은 자원을 개발하고 이용하여 자국의 재정수입 확충과 경제성장을 달성하기를 원하며, 자원보유국의 경제다각화를 위한 재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자원보유국 정부는 다른 나라의 자국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에 깊이 관여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 정책이나 투자에서 투자 대상 자원보유국의 정치·경제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등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도 있지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지역도 있다. 정부 간의 협의가 중요한 국가로의 진출을 위해서는 정부나 공기업의 자원협력 등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하 원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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