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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보고서명2020년 미 대선 이후 한미관계 전망에 대한 여론조사
  • 통일연구원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의 한미관계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과 전망을 연구하기 위해 2020년 11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총 1,005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약 9%로 매우 낮았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경우도 59%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결과의 함의는 우리 국민은 자신이 지지하는 한국 정당의 정치적 성향을 미국의 정치 지형에 크게 투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즉 한국의 보수 정당을 지지하더라도, 한국의 정당 정체성(party identity)이 미국 선거에서의 태도 결정을 위한 기준점(reference point)으로 역할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2020년 6월 조사에서 38.5점(100점 만점)이었으나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호감도는 64.1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렇게 좋지 않았지만, 북미관계에 대한 응답자들의 평가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71.9%가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및 서신교류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68.3%도 북미정상 간의 교류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는 점이다. 즉 트럼프-김정은의 정상회담 및 서신교류는 다수의 한국인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비슷하게, 전체 응답자의 20.1%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조건 없는 북미정상회담 재개를, 52.9%는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이라는 조건이 갖추어진 이후의 북미정상회담 재개를 선호했다. 즉 73%의 응답자가 북미정상회담 재개에 긍정적 의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19.3%,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19.5%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즉 한국인
    들은 미국과 북한이 정상급 대화와 관여를 지속해야 한다고 희망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제재를 섣불리 푸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태도 또한 가지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미관계 현안에 대한 질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선, 전체 응답자 중 지난 1년간 한미관계가 악화되었다고 답한 비율은 38.0%, 좋아졌다는 응답은 7.4%로, 많은 한국인들은 최근 한미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질문에서 한미관계가 악화되었다고 대답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그 악화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서 다수인 50.3%는 미국에 한미관계 악화의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압박 요구 및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등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38.9%만 미국 책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 책임이라고 답한 국민의힘 지지자도 11.1%로 다른 정당 지지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양국 모두의 책임(43.5%)을 지적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압도적으로 미국 책임(60.7%)을 한국 책임(6.7%)보다 높게 지적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이들의 결집된 지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동맹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고 이번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즉 이념과 정당에 상관없이 한미동맹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반적이었다. 마찬가지로, 지지정당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주한미군의 현재 필요성에는 전체 국민의 확실한 공감대가 존재했다(전체 응답자의 90.2%). 그러나 통일 이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54.3%에 그쳤다. 즉 현재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동맹관계는 양국에게 모두 필요하다고 거의 모든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항구적인 것은 아니며 한반도의 정세 변화에 따라서는 한미관계의 재편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미중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선호하는 비율이 48.8%, 중국 우위 선호가 8.5%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이 지리적·경제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경제력과 군사력에 걸맞지 않게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의 동맹이 앞으로도 계속 지지를 받을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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