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보고서명고형연료 발전시설 관련 주민수용성 문제 사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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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1. 연구의 필요성
고형연료는 가연성 폐기물을 파쇄·건조하여 연료화시킨 고체연료로, 2008년 유가급등으로 인해 불안정해진 에너지시장에서 대체에너지로 각광받아 왔다. 하지만 환경오염물질 배출 등에 대한 집단 민원 및 갈등이 발생하면서, 최근 고형연료 관련 사업들은 운영에 있어서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COVID-19)의 영향으로 인해 폐기물에 대한 국가·사회적인 관리와 처리 문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폐기물을 원재료로 제조되는 고형연료 사용시설에 대한 갈등의 해결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본 연구는 고형연료 발전시설과 관련하여 집단 갈등이 발생한 주요 사례를 분석한다. 고형연료 관련 정책의 변화 흐름을 파악하고, 주요 사례별 쟁점을 조사하여, 고형연료 발전시설 관련 집단 갈등의 특징을 정리함으로써 갈등 해결을 위한 정책 방향 수립에 기여하고자 한다.
2. 주요 연구 내용
고형연료 관련 제도적 기틀은 2003년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의 도입을 통해서 마련되었다. 2008년 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시장이 불안정해진 이후, 저렴하면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고형연료가 대체에너지 연료로 선택되었다. 이후 고형연료의 인정 범위가 확대되고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됨에 따라 REC 가중치를 부여받으며, 점차 고형연료에 대한 사용이 보급·확산되어 왔다. 하지만 환경 피해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며 지역 주민들과의 집단 갈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고형연료 사용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지원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주요 사례별로 살펴보면, 내포 집단에너지 시설의 경우 연료전환과 그에 따른 비용보전이 쟁점 사항이었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는 다른 지역의 폐기물을 이용하여 고형연료로 사용하는 광역화 문제와 정보전달 부족에 따른 의사소통 문제가 집단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주 SRF 발전시설은 행정적 절차 문제로 인해 법적 소송이 계속 진행 중이며, 포항 SRF 발전시설은 낮게 설치된 굴뚝 높이로 인한 오염물질 배출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쟁점화되었다.
이러한 쟁점 사항을 바탕으로 고형연료 발전시설 관련 집단 갈등의 특징을 살펴보면, 크게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의 특징, 집단에너지 시설의 특징,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특징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의 특징 중 하나는 그 위험의 종류가 환경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건강권 침해라는 부분이다. 또한 폐기물을 원재료로 하는 고형연료는 지역간 이동을 통해 집약적으로 처리됨으로써, 시설의 규모를 증가시키고 지역간 불균형을 키우는 점 역시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집단에너지 시설은 열과 전기를 동시에 공급하는 특성상 주거밀집지역 인근에 위치하게 되고, 신도시 개발이나 재개발 등과 연계되어 진행됨에 따라 주민들과의 의사소통 및 정보전달을 어렵게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에너지·환경 시설의 경우, 피해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민수용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관련 정책이 빠르게 변하며 제도적 공백을 만들 수 있다.
3. 정책적 시사점
기피시설 관련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비용과 편익의 불일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형연료 발전시설의 특징을 고려한 경제적 보상안을 마련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광역화에 따른 지역간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 자원회수시설의 타지역 반입료와 지역난방비 지원 등의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오염물질의 배출로 인한 피해가 시설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거리에 따른 보상 정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의사소통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천시 소각장의 협력적 거버넌스와 같이, 입지선정 과정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가연성 폐기물을 이용하여 고형연료를 제조하는 만큼, 고형연료 발전시설 관련 집단 갈등은 에너지 관리뿐만 아니라 폐기물 관리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정책과 폐기물 정책 간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