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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보고서명

첨단기술 트렌드에 대응하는 정책 연구(Ⅱ) : 바이오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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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esearch to Address Advanced Technology Trends(Ⅱ) : Bio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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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 바이오 기술은 19세기 유전학과 20세기 분자생물학의 기초 위에서 발전하여, 1970년대 유전자재조합(rDNA) 기술과 단클론항체(mAb)의 등장으로 현대적 의미의 ‘바이오 혁명’을 맞이했다. 1990년대 게놈 연구의 본격화로 생명과학의 응용 영역은 신약개발·농업·환경 등으로 확장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유전자편집 및 합성생물학 등 생명 구조와 기능에 직접 개입하는 고도의 기술군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AI 및 고성능 컴퓨팅과의 결합은 산업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하며, 레드·그린·화이트 바이오를 아우르는 초융합형 바이오경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유전체 편집은 CRISPR-Cas9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질병 치료부터 농업 및 환경 분야까지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으며, 합성생물학은 생명체를 공학적 시스템처럼 설계·조립하는 단계에 진입하여 생명의 정의와 인위적 개입의 한계에 관한 기술적·윤리적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보조생식기술(ART) 역시 체외수정(IVF)에서 출발하여 체외 배우자 형성(IVG)에 이르기까지 그 기술적 외연이 확장됨에 따라, 가족관계 및 친자성 등 전통적 규범 체계에 근본적인 도전을 던지고 있다. 아울러 뇌 신호의 해독과 자극 전달이 가능해진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은 단순 재활을 넘어 인간의 인지 및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개입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한편 정밀의료는 유전체 및 임상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나, 여전히 고비용 구조와 데이터 거버넌스의 미비, 유전정보에 의한 차별 위험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함께 생체인식 기술은 높은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유출 시의 비가역적 피해, 실시간 감시사회로의 변모 가능성, 알고리즘의 편향성 등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형사·법무정책적 대응 체계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생명·신체·자율성 및 정보인권의 규범적 경계를 재설정할 것을 요구하며, 기술 고유의 위험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조화시킨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국가적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주요국들은 바이오 기술을 경제적 경쟁력과 국가안보를 동시에 좌우하는 전략 분야로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전면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행정명령(E.O. 14081)에 기반한 「국가 바이오기술·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National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itiative)」를 통해 바이오경제를 국가 안보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였다. 나아가 관련 입법 논의를 통해 백악관 중심의 통합 조정체계를 정비하고, 바이오 기술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명문화하는 정책 기조를 확립하고 있다. 또한 기능획득(Gain-of-Function, GoF) 연구 규제와 핵산 합성 스크리닝 의무를 강화하며 기존의 산업 촉진 중심 정책을 생물안전 중심 체제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다만, 식품의약국(FDA)·국립보건원(NIH)·연방선정병원체프로그램(FSAP) 등으로 파편화된 규제 구조와 연방법 및 주법의 복합적 체계로 인한 규제 집행의 일관성 확보라는 과제가 지속되고 있다.
    EU는 2018년 「유럽 바이오경제 전략(EU Bioeconomy Strategy)」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를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농업·식품·환경·기후 정책 전반에 바이오 기술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 왔다. 특히 산업화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와 절차 간소화를 추진 중이며, 현재 입법 논의 중인 「EU Biotech Act」에서는 투명성, 시민 참여, 사회적 책임성을 정책의 핵심 원칙으로 제안하고 있다. 한편, 최근 시행된 「EU AI Act」는 실시간 원격 생체인식 시스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기본권 보호 중심의 엄격한 규율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술 혁신과 인권 보호 간의 균형을 중시하는 EU 특유의 규제 기조를 선명히 보여주고 있다.
    독일은 유전자기술법·유전진단법·배아보호법 등 고도로 분화된 생명윤리 법제를 운용하는 한편, 「하이테크 전략 2025(High-Tech Agenda 2025)」를 통해 유전자치료, 정밀의료, BCI 등 첨단 바이오 분야를 국가전략기술로 육성하고 있다. 독일 형사·법무정책의 중요한 특징은 ‘형벌의 최후수단성(ultima ratio)’ 원칙으로, 단순한 기술적 불확실성이나 잠재적 위험만으로 형사처벌의 범위를 확장하지 않는다. 이는 과도한 사전 통제보다는 명확한 법익 침해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신중한 규범 체계의 접근 방식을 잘 보여준다.
    일본은 「바이오경제 2030(バイオエコノミー2030)」을 통해 고령화 대응 및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국가 차원의 바이오 혁신 전략을 추진 중이다. 재생의료와 유전자치료 분야에서는 위험등급에 따른 차등 규제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PMDA(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 중심의 통합 심사 시스템을 구축하여 ‘연구–임상–제품화’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의료데이터의 가명·익명처리를 통한 산업적 활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동시에, 연구윤리지침과 사전심사 체계를 통해 윤리적 책임성과 안전성을 담보하는 ‘완화된 규제–강화된 윤리관리’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유전자편집 아기’ 사건을 계기로 2020년 제정되어 2021년부터 시행된 「생물안전법(生物安全法)」을 통해 연구윤리 심사, 위험등급 분류, 정보공개, 응급대응 등 전주기 규제 체계를 구축하였다. 또한 형법을 개정하여 불법 유전자편집 및 배아복제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합성유전자 스크리닝과 고객신원확인 의무를 강화하였다. 중앙과 지방 정부가 연계되어 집행되는 강력한 생물안전 감독 체계는 중국 특유의 실험적인 규제 모델로 평가된다.
    한국은 바이오헬스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2025년 「합성생물학 육성법」을 제정하여 연구개발–산업화–생물안전–사회적 책임을 아우르는 전주기 법제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현행 생명윤리법·첨단재생바이오법·개인정보보호법 등 분야별 법제가 병렬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기술 융·복합 가속화에 대응하는 거버넌스의 통합적 조정 기능이 미흡하고, BCI·합성병원체·생체정보 활용 등 신흥 기술 영역에서는 여전히 규율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기술 발전을 지원하면서도 안전·윤리·안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 법제 정비와 법무정책적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첨단 바이오 기술의 급격한 진전은 기존 형법 이론이 전제해 온 생명·신체·행위·책임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생명윤리, 개인정보, 수사절차, 국가안보 등 여러 분야의 법질서를 구조적으로 재편할 것을 요구한다. 유전자 편집과 합성생물학의 발전은 생명체를 자연적·고정적 존재로 이해해 온 전통적 법익 구조를 넘어, 미래세대의 유전적 구성과 인류 공동의 생명 기반을 변형·훼손할 위험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차원으로 생명침해 개념을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CRISPR-Cas9 기반 편집 기술은 전례 없이 신속하고 정밀한 유전자 개입을 가능하게 하나, 그 결과가 비가역적이며 세대 간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형사법적 인과관계로 포섭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잠재적 위험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결과범 중심 규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추상적 위험범 체계의 적용 범위를 더욱 구체화하고, 연구기관의 안전관리·감독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의무범적 접근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합성생물학과 같이 생명체를 공학적으로 재설계하는 기술은 디지털 설계 파일, 자동화된 합성 장비, 클라우드 기반 실험 환경이 결합된 복합적 위험 구조를 형성하므로, 물리적 실험실 안전을 넘어 디지털 접근 통제, 데이터 보안, 핵산 스크리닝 등 다층적인 안전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BCI 기술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자기결정권의 근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형법이 전제해 온 ‘의사에 기한 신체적 거동’이라는 고전적 행위 이론의 재검토를 요구한다. 뇌 신호는 개인의 사고·감정·기억을 투영하는 초민감 정보로서, 여기에 AI 기반 해석 기술이 결합할 경우 의사결정 과정이 외부 기술에 의해 간섭받거나 왜곡될 위험이 내재한다. 이러한 기술적 개입으로 발생한 결과에 대한 책임 귀속 문제는 현행 형법 체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BCI의 용도를 의료용과 비의료용으로 엄격히 구분하고, AI 모델의 설명 불가능성(Black-box)에 대비한 책임 경계 설정과 뇌 데이터 전용 보호 법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기술적 위험이 심각한 기본권 침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진행 중인 국제적 논의를 주시하며 ‘신경권(neurorights)’ 보장 체계를 중장기적 입법 과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합성생물학 기반 병원체 설계의 디지털화·자동화는 생물무기 개발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었으며, 민간 수준에서도 병원체 구성요소에 접근·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탐지 회피형이나 특정 표적 공격형 병원체의 설계 가능성이 현실화됨에 따라, 전통적인 물질 중심의 「생물무기금지협약(BTWC)」 체계만으로는 이러한 디지털 기반의 분산적 위험을 예방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핵산 스크리닝, 고객신원확인, 합성 DNA 공급망 관리를 아우르는 ‘전주기 바이오안보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특히 AI 기반 병원체 설계 모델의 확산에 대응하여, 설계 알고리즘 및 유전 데이터에 대한 접근 통제, 사용 로그(log) 보존 의무화 등 강력한 법제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형사사법 절차에서도 생체정보 기술의 활용 확대는 적법성, 투명성, 절차적 통제 측면에서 새로운 쟁점을 제기하고 있다. 안면인식, DNA, 홍채, 음성, 걸음걸이 분석 등 생체정보 활용 기술은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한편, 무고한 대중에 대한 식별·추적 위험과 AI 알고리즘의 편향성으로 인한 잘못된 피의자 특정 가능성 등의 문제를 내포한다. 따라서 생체정보 기반 수사는 명확한 법적 근거에 기초해야 하며, 영장주의 준수, 목적 외 이용 금지,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 보장 등 강화된 절차적 보호장치가 요구된다. 이에 절차를 위반하여 수집된 생체정보는 위법수집증거배제원칙에 따라 증거능력을 엄격히 배제해야 하며, AI 분석 결과 역시 그 기술적 불투명성을 고려하여 증명력을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 아울러 유죄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의 생체정보 채취는 비례의 원칙에 따라 필요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되어야 하며, 데이터 보관기관의 명문화와 독립적 감독기구 설치 등 실효적인 사후 통제 체계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
    공공행정 영역에서도 생체정보 활용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출입국관리·보건행정·재난 대응 등에서 침익적 정보 수집을 정당화할 법적 근거가 다소 포괄적이며, 정보의 보관·파기 기준에 대한 입법적 미비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의 생체정보 수집 규정은 구체적 요건과 통제 요소가 미흡하며, 감염병 위기 시 수집된 대규모 민감정보의 파기 원칙을 실효적으로 강제할 사후 통제 메커니즘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EU의 「유럽 보건 데이터 공간(European Health Data Space, EHDS)」 규정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HDS는 데이터의 외부 반출 금지, 2차적 활용에 대한 정보주체의 거부권, 데이터 처리 이력의 투명한 기록, 독립적 전담기관을 통한 접근 통제 등 다중적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국내 법제 또한 이를 모델로 삼아 공공행정 영역에서의 생체정보 처리 전주기에 걸친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확립해야 한다.
    민사 및 사적 법률관계 영역에서는 정밀의료, DTC 유전자검사(Direct-to-Consumer Genetic Testing) 등의 확대에 따라 새로운 책임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나, 설명의무의 범위와 손해배상 기준은 여전히 미비하다. 정밀의료의 경우 기술적 한계와 유전적 불확실성에 대한 고지 의무를 강화하되, 책임 판단은 결과의 하자 여부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운용함이 타당하다. 유전정보 기반의 차별 금지는 고용·보험 등 실질적 불이익이 발생하는 전 영역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데이터 오남용 시에는 정보주체의 입증 곤란을 해소하기 위해 인과관계의 개연성에 기초한 증명책임의 완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실효적인 배액 배상 구조로 강화하고, 현행 단체소송 제도를 배상 청구가 가능한 집단소송 모델로 전환하여 바이오 데이터 침해로 인한 대규모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첨단 바이오 기술의 융·복합적 발전은 기존 법체계가 전제해 온 안전성·윤리성·책임 구조를 빠르게 약화시키며 새로운 규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에 편중된 심의 구조로 인해 DIY 생물학, 자가실험 등 제도권 밖의 비정형적 연구를 충분히 포섭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또한 합성배아, 오가노이드, 인간–동물 키메라 등은 현행법상 ‘배아’ 및 ‘인체유래물’ 개념의 한계를 드러내며 규제 공백을 야기하고 있으며, 뇌 오가노이드 이식과 같은 고위험 연구에 대한 규율 기준도 부재한 실정이다. 보조생식기술 분야 역시 비혼자 배제, 배우자 동의 효력, 대리출산의 상업화 규제 등 고전적 쟁점이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으며, 향후 인공생식세포(IVG) 도입에 따른 가족 구조 변화에 대비하여 친자 및 보호의무자 개념을 실질 양육자 중심으로 재편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법적·윤리적 공백은 아동보호와 친권 등 형사법과 가족법 전반에 걸친 구조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통합적 법제 정비가 요구된다.
    또한 인체유래물은행의 인적·물적 요건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며, 임상·건강정보를 결합한 통합 데이터뱅크를 규율할 독립적 법제도 부재하다. 「유전자변형생물체법(LMO법)」은 고전적 유전자 삽입 방식의 위험만을 상정하고 있어, 외부 유전자 도입 없는 정밀유전자편집이나 유전자 드라이브 등 신흥 리스크를 포착하기 어렵고, 「생화학무기법」과 「감염병예방법」 역시 디지털 설계 기반의 합성 병원체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위해를 규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나아가 첨단 바이오 관련 육성법들은 기술 촉진에 비해 위험 관리 장치가 미온적이며, 특히 「인공지능기본법」상 바이오·의료 AI가 ‘고영향 인공지능’ 범주에 명시되지 않아 제도적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25년 제안된 「인체정보 보호법안」은 핵심적 정의를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심의위원회의 구성·권한·절차도 불명확하여 기본법으로서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요컨대 첨단 바이오 기술의 위험 패턴을 반영한 법적 개념의 재정비와 디지털 생물안전 규율 강화 등 체계 전반의 구조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규제 정비의 우선순위는 기술 적용이 가속화되어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분야의 입법 공백을 해소하는 데 두어야 한다. 합성배아, 오가노이드, 키메라, BCI 등은 연구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음에도 법적 정의조차 부재하며, 보조생식술과 생식세포 거래 등은 인권 및 공동체의 윤리적 가치에 밀접한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규제 체계가 미비한바, 이들 분야의 잠재적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조속한 법제 정비가 요구된다. 특히 BCI 기술은 현행 의료기기법 중심의 사후적 관리 체계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며, 뇌 데이터의 민감성과 의사결정 과정의 간섭 가능성 등 특유의 리스크를 관리할 독자적 규제 프레임워크가 마련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술의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시민 참여형 논의 절차를 제도화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의 진흥과 규제를 유기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통합적 거버넌스 체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첨단 바이오 기술에 관한 규제 체계 전반의 정합성도 함께 확보될 필요가 있다. 우선 미신고 행위에 대해 무허가 행위와 동일하거나 그에 준하는 형벌을 부과하고 있는 과도한 형사규제는, 과태료 등 행정제재로의 전환이나 법정형의 합리적 하향을 통해 비례의 원칙에 맞게 정비되어야 한다. 또한 배아복제나 유전자편집 등과 같이 유사한 생명·신체 보호법익을 공유함에도 기술 유형에 따라 제재 수위가 분절적으로 설정된 규율 구조는, 보호법익과 위험도를 기준으로 한 일관된 제재 체계로 재편함으로써 규범적 통일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보건신기술 인증이나 생명연구자원 분양 과정에서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권원을 취득하는 경우처럼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부재한 영역에 대해서는, 제도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잠재적 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제재 규정을 신설·보완하여 입법적 공백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제도 정비와 함께, 형사·법무정책 측면에서도 기술 변화에 부합하는 기준의 재정립이 요구된다. 수사 단계에서 생체정보와 AI 분석기술을 활용할 경우에는 명확한 법적 근거, 영장주의 준수를 전제로 하며, 목적 외 이용 금지, 정보삭제요구권 보장, 독립적 감독 체계 구축 등 엄격한 절차적 통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공공행정 및 출입국 관리 영역에서는 유럽 보건 데이터 공간(EHDS)의 보안 표준을 참조하여, 데이터 다운로드 금지, 독립적 접근기관 운영, 정보주체의 거부권 보장 등을 통해 공공의 신뢰와 데이터 주권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민사적 영역에서는 DTC 유전자검사와 정밀의료 확산에 대응하여 설명의무의 범위를 확장하고 유전정보 기반의 차별 금지 원칙을 공고히 해야 하며, 특히 생명정보 유출의 특수성을 고려한 입증책임 완화 및 집단적 구제제도의 실효성 제고가 요구된다. 나아가 정책 거버넌스 차원에서는 기술 진흥과 규제의 단절적 운영을 탈피하여 연구·산업·안전·윤리를 통합 조정하는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와 국가바이오위원회 간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재편하고, WHO·OECD 등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통해 초국경적 바이오 리스크에 대한 글로벌 정합성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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