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고교-대학 연계를 위한 대입전형 연구(Ⅴ) : 편입학 원인과 이동 구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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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본 연구는 편입학 제도의 변화를 살펴보고,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편입생모집결과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편입을 통한 학생 이동 구조를 분석하고, 편입준비생 설문조사와 편입생 면담조사, 그리고 기존 조사 자료의 활용을 통해, 편입학 원인 분석 및 편입학 유형에 대한 영향 요인 분석, 편입 과정 분석 및 편입 후 편입대학 적응 문제를 검토한다.
편입학 원인 분석에서 가장 뚜렷한 점은 일반편입의 경우 상대적으로 평판이 높은 대학으로의 이동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반면 학사편입의 경우 전공과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한 고려가 일반편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출신 대학 유형별로 나누어 볼 때 차별성이 드러난다. 전문대학 진학자의 경우 동일전공으로의 편입 경향이 4년제 대학 진학자에 비해 강하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선행 연구 검토에서 제시된 것처럼, 전문대학 졸업장의 임금 효과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취업이나 학력 상승을 위해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이 나타나고 있다.
편입학을 통한 지역 간, 대학 간, 전공 간 이동 구조 분석에서도 동일한 양상이 확인된다. 무엇보다 대학 서열의 대리 변인이라 할 수 있는 대학 소재지와 설립 유형에 따른 경쟁률과 충원율의 차이가 뚜렷하며, 출신 대학의 위계와 편입 대학의 위계가 상응하는 형태를 보여준다. 특히 일반편입의 경우 그 형태는 보다 뚜렷하다.
일반편입의 경우 일반대학 출신자의 수도권 대학 진학 비율이 지방 대학 진학 비율에 비해 높으며, 지방 국공립 대학 편입생 중 일반대학 출신자 비율이 지방 사립 대학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편입학을 통한 이동 구조는 수도권으로의 이동과 지방 국공립 대학을 정점으로 하는 지역 내 이동이 중첩된 양상을 보여준다. 학사편입의 경우 상대적으로 출신 대학 전공과는 다른 전공으로 편입하는 경향이 강하며, 특히 의약계열이나 사범계열 등 졸업 후 진로와 직결된 전공 희망이 강하기 때문에, 대학 소재지보다는 전공계열을 우선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사편입의 경우에도 수도권 소재 대학 선호는 일반편입과 마찬가지일 뿐 아니라, 전문대학 출신자의 경우 지방 대학 일반편입, 학점은행제를 통한 학사학위 취득 후 수도권 대학 학사편입이라는 경로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학사편입 또한 대학 서열과 상당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
대학 서열과 함께 전공과 적성의 문제 또한 편입학을 추동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편입의도자 분석에서 학과 자부심이나 만족도가 편입이나 전과 의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변인으로 나타났으며, 전공 간 이동 구조 분석에서 일반편입의 경우 약 절반의 편입생이 다른 전공을 선택하고 있으며, 학사편입의 경우 다른 전공 선택 비율은 2/3에 달한다. 아울러 전공 간 이동 구조 분석에서 상대적으로 공학계열에 대한 선호의 약화, 일반편입에서 법정계열과 상경계열, 학사편입에서 의약간호계열과 사범계열의 선호가 높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이는 적성 불일치의 문제와 전공 간 위계 구조 또한 편입학의 커다란 원인임을 보여준다.
편입의도자, 편입준비생, 그리고 편입생 개인에게 있어 대학과 전공의 문제는 지극히 복합적이다. 최초 진학 대학에 대한 불만족과 전공에 대한 불만족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을 뿐 아니라, 대학과 전공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편입생 면담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상당수 편입생은 대학 서열과 전공을 저울질하며 편입 대학을 결정하게 된다.
편입학을 결심하는 데에는 몇 가지 계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먼저 최초 대학진학 과정이다. 이미 이 과정에서 편입을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지방대학으로 진학하기보다는 수도권 소재 전문대학을 선택하고 차후 편입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아울러 전문대학 진학 일반계 고등학교 출신자에게서 나타나듯 자신이나 주변 집단의 기대치와는 다른 대학 진학이나 전공 선택은 입학 초기부터 재수, 전과, 편입 등 다양한 대안을 찾게 만드는 요인이다. 4년제 대학의 경우 일반편입 자격 요건과 관련하여 2학년 시기 또한 편입을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 신입학에 비해 전형요소가 단순한 편입학은 새로운 전공이나 대학 선택의 경로로 인식되어 있으며, 2학년 수료 예정은 일반편입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는 시점이다. 남자의 경우 군복무의 경험 또한 편입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이다. 이 군복무의 과정에서 대학 평판의 효과를 경험하기도 하고, 군복무 후 졸업 후의 취업 등 진로설계 과정에서 편입학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졸업 상황 또한 마찬가지의 효과를 갖는다. 졸업 후 취업 전망이나 취업 시 자신의 졸업장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고려할 때, 자격증과 밀접한 전공이나 취업 전망이 높은 전공, 그리고 보다 사회적 평판이 높은 대학으로의 이동을 선택하게 된다. 이처럼 편입학 결심은 다양한 계기에서 본인의 판단이 중심이 된다. 그러나 보호자나 친구, 선후배 등 가정과 주변의 영향력과 지원 또한 상당하다.
편입생에게 편입은 새로운 대학과 전공에 대한 적응을 요구한다. 편입으로 인한 자부심, 새로운 전공 선택에 대한 만족, 그리고 편입준비에 소비된 시간 때문에 또래에 비해 졸업 및 사회진출이 늦어진다는 불안감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편입생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전공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적극성이 학업성취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새로운 전공을 선택한 경우, 특히 이공계열로 편입학 경우 선수과목 등으로 인해,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출신 대학과 편입 대학의 커리큘럼의 차이, 수강이나 교수에 대한 정보 부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편입생의 학업성취는 편입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여준다. 특히 편입생이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편입 대학의 적절한 지원이 부재하다는 점 또한 학업성취의 측면에서 곤란을 유발한다. 아울러 대학생활에의 적응 또한 쉽지 않은 과제이다. 대학이나 학과의 규모, 분위기에 따라 차별적이지만, 명시적이건 암묵적이건 편입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시선에서는 자신들과는 상이한 경로로 들어온, 그것도 많은 경우 나이가 많은 학생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편입생의 적응전략은 동류 집단 네트워크를 형성하거나 기존의 재학생과의 적극적인 관계 형성으로 나타나게 된다.
편입학이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대학 서열 구조의 산물이자 그와 밀접하게 연관된 성적순의 선발 관행에서 적성이나 진로에 대한 지도의 부재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때, 대학의 특성화를 비롯한 대학 서열 구조의 유동화 방안 및 고교 교육에서의 진로지도의 강화 등이 필요하다. 그리나 이와 관련한 정책의 제언은 새로운 연구를 필요로 하는 것이며, 여기에서는 현재의 편입학 제도와 관련한 몇 가지 제언을 제시한다.
현재의 편입학 제도 및 편입학 제도의 변화 과정에서, 2학년 편입, 2학기 편입, 모집인원 산정에서 교수확보율 적용의 문제 등 다양한 쟁점이 제기된다. 먼저 2학년 편입의 경우, 교육수요자의 입장에서 요구되는 바가 크기는 하나, 지방 대학과 전문대학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단기적으로는 현재와 같이 3학년 편입을 허용하도록 하며, 장기적으로는 고등교육기관 사이의 연계의 틀 속에서 2학년 편입을 비롯하여, 교육과정 연계 편입학, 전문대학 심화전공과정의 설치 등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2학기 편입의 경우 대학의 편입학 충원에 유리한 측면이 있으며, 교육수요자에게 응시 기회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편입학 모집인원 산정이 신입학 모집인원의 결원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수확보율을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물론 교육환경의 확보라는 점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현재와 같이 모집단위와는 관련 없이 교수확보율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편입학 제도와 관련하여, 현재의 신입학 모집단위별 정원 산정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편입학이 신입학 모집단위별 정원의 결원을 충족시키는 기회인 것은 분명하나, 학생의 전공선택 기회의 제공이나, 대학의 전공별 특화 등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신입학 모집단위보다는 큰 틀의 정원 산정과 선발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편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에서는 학생 선발과 선발된 학생에 대한 지원 책무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편입생의 상대적으로 낮은 학업성취나 대학생활 적응문제 중 일정 부분은 대학의 선발 과정이 적격자를 선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선발된 학생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