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연구보고서
딥러닝을 활용한 자영업자 소득 탈루 예측 모형 연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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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는 단순한 세수 결손을 넘어 조세제도의 공정성과 신뢰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이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023년 기준 취업자 대비 약 23.2%로 OECD 평균(약 15.6%)을 크게 상회하며, 자영업자 소득의 약 30%가 과세당국에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세무조사 대상 선정은 주로 경험적 판단과 단순 통계 지표에 의존해 왔으나, 선택적 레이블 문제와 회수효과 편의 등 구조적 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본 연구는 엥겔함수(Engel Curve)에 기반한 경제학적 분석 방법과 딥러닝(Deep Learning) 기법을 접목하여, 자영업자의 잠재적 소득 탈루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식별하는 새로운 추정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엥겔함수는 소득 수준에 따른 소비 구조의 변화를 설명하는 경제학적 함수로, 소비 데이터를 통해 실제 소득을 추정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자영업자의 신고소득과 소비 패턴 간의 괴리를 체계적으로 포착하고, 딥러닝 모형이 대규모 데이터 내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자동으로 학습하게 함으로써 소득 축소보고 가능성이 높은 납세자를 식별하고자 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임금근로자 표본을 이용하여 소비와 소득 간의 관계를 학습한 엥겔함수를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영업자의 소비 패턴으로부터 잠재적 실제 소득을 역추정하였다. 조세재정패널 17차 자료를 활용한 예비분석 결과,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소비 비중이 근로소득자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자영업자 집단 내에 소득 축소보고의 가능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특히 소득구간별 평균소비성향 분석에서 저소득 구간일수록 소비/소득 비율이 현저히 높게 나타났으며, 종사상 지위별로도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근로자 가구보다 높은 것이 확인되었다.
기준 회귀모형을 통한 엥겔함수 추정 결과, 근로자 표본에서 학습된 소비–소득 관계를 자영업자에게 적용했을 때 신고 소득과 추정 소득 간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특성(가구원 수, 교육수준, 연령 등)을 통제변수로 추가한 모형에서도 자영업자의 잠재적 소득 축소보고 패턴은 유사하게 관찰되었다. LASSO(Least Absolute Shrinkage and Selection Operator) 모형에서는 교차검증을 통해 최적 하이퍼파라미터를 선정하고 변수 선택 효과를 확인하였으며, 소비 관련 변수들이 소득 예측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딥러닝 기반 다층 퍼셉트론(MLP) 모형은 소비와 소득 간의 비선형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학습하여 전통적인 선형 회귀모형이나 정규화 회귀모형보다 높은 예측 성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전통적인 선형 회귀모형과 Lasso 모형의 경우 소득적출률이 약 30% 수준으로 나타난 반면, 딥러닝 기반 모형에서는 약 45.02%의 소득적출률이 관측되었다. 이는 딥러닝 모형이 소비 구조의 복잡한 패턴과 변수 간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보다 정밀하게 포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 수치는 개별 납세자의 직접적인 탈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 패턴 기반 추정에 의한 평균적인 잠재 탈루 규모를 의미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조세재정패널 자료의 소득신고 정보를 활용하여 모형과 국세청 행정자료와의 연결 가능성을 탐색하는 브릿지 분석을 수행하였다. 세금 공제·감면 항목 등 소득신고 관련 정보를 설명변수로 활용한 Lasso 모형 및 딥러닝 모형 분석 결과, 공통적으로 활용 가능한 소득신고 정보만으로도 소득 축소보고 패턴을 일정 수준 식별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향후 국세청 행정자료에 본 연구의 방법론을 접목할 경우, 보다 정교한 탈루 위험 예측이 가능할 것임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는 이론적 모형 구축이라는 목적을 달성한 단계로서, 현재 활용하고 있는 재정패널 자료가 행정적으로 정확한 소득 및 소비 데이터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가진다. 자기보고 방식의 조사 자료에 내재된 기록 오차(measurement error)가 존재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정확한 소득 축소보고율을 산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본 연구의 목적이 상대적인 잠재적 축소보고율을 토대로 탈세 가능성이 높은 경제주체를 식별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활용될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이상의 분석을 바탕으로 도출된 정책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소비 기반 소득 추정 방법의 세무 행정 활용 가능성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 파악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특성이 있어 신고 소득만으로 경제활동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소비 자료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측되는 경제활동 지표이므로, 엥겔함수 기반 소득 추정 방법은 잠재적 탈루 위험을 탐지하는 데 유용한 보조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소비–소득 괴리에 기반한 위험 지표는 세무조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납세자 집단에 대해 연속적으로 산출될 수 있어, 기존의 선택적 레이블 문제를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둘째, 인공지능 기반 세무 분석 시스템의 도입 필요성이다. 전통적인 회귀 모형은 변수 간 관계를 선형 구조로 가정하는 한계가 있지만, 딥러닝 모형은 소비 구조의 복잡한 패턴과 비선형 관계를 학습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딥러닝 모형이 선형 모형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예측 성능을 보인 것은 향후 세무 행정에서 데이터 기반 위험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딥러닝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대규모 행정데이터–카드 사용내역, 전자세금계산서, 부가가치세 신고자료, 부동산·차량 보유정보 등–를 딥러닝 모형에 적용할 경우 보다 정교한 탈루 위험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세무조사의 효율성 제고 가능성이다. 세무조사는 행정 비용이 높은 정책 수단이므로 조사 대상 선정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소비 기반 소득 추정과 딥러닝 예측 모형을 결합하면 탈루 가능성이 높은 납세자를 보다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세무조사의 효율성과 정책 효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아울러 과학적 기준과 데이터 기반의 판단이 결합된 시스템이 도입되면 조사 선정 과정의 객관성이 강화되고, 납세자의 제도 신뢰도 또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행정데이터 연계를 통한 모형 고도화의 필요성이다. 본 연구는 조세재정패널이라는 조사 자료를 활용하였으나, 향후에는 국세청, 건강보험공단, 카드사 등 다양한 행정데이터를 연계하여 보다 정밀한 소비-소득 관계를 추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업종별 소비 구조나 지역별 경제 특성을 반영한 세분화된 분석이 이루어진다면, 모형의 예측력과 정책적 활용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 인프라의 구축과 연계는 자영업자 소득 파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공정 과세 실현에 기여하는 핵심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섯째, 본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론은 특정 국가나 제도에 한정되지 않고, 행정데이터를 보유한 여타 국가에서도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한 정책분석 프레임워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엥겔함수의 경제학적 통찰과 딥러닝의 계산적 역량을 결합한 본 연구의 접근은 세무조사의 과학화와 조세행정의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적 대안으로서, 미시경제학 이론과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을 통한 학제 간 연구의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