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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지정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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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연구는 공공기관 지정 제도의 현황을 정리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정 제도의 현황과 개선점을 다룬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자료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충분한 실증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해당 기관에 대해 경영정보 공시 의무가 없어 지정 이전의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지정이 해제된 이후에는 기관이 정부의 공식적인 관리 범위에서 제외되므로, 관련 데이터가 단절되어 지정 여부에 따른 성과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적·분석하는 데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실증 연구의 공백을 보완하고, 지정 제도의 실효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기여하고자 수행되었다.
    공공기관의 지정은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제도적 책임의 확대를 의미한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은 경영목표, 결산서, 인건비, 임원 현황 등 주요 정보를 공시해야 하며, 매년 고객만족도조사를 포함한 다양한 외부 평가에 응하게 된다. 특히 공기업·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된 경우에는 경영진 감시 구조의 강화, 엄격한 경영평가 및 지침 적용 등 보다 높은 수준의 통제를 받는다. 기타공공기관은 상대적으로 관리 강도가 낮지만, 정원, 총인건비, 혁신계획 등은 주무부처와 기재부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ALIO)’을 통해 공공기관의 공시정보가 대외적으로 공개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법체계 하에서 ‘지정’을 다루는 네 가지 입법유형 가운데, 공공기관 지정 제도는 ‘규제 대상 선정을 위한 지정 제도’에 속한다. 공익을 위해 특별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경우, 법 적용 대상자를 선정하여 각종 금지사항과 감독 조치의 공법상 제한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 대상 선정을 위한 지정 제도’의 경우 그 대상을 명확하고 예측할 수 있게 설정하여 불분명한 지정 여부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겪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지정의 절차와 사후관리가 명확하여 행정청의 자의적 의사가 개입되지 않도록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정권별로 우리나라의 공공기관 지정 제도가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갖추었는지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는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된 두 가지 쟁점을 다루었다. 첫째, 공공기관 운영법 제정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지정 제도가 집중화된 관리체계로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역대 정권별 공공기관 지정현황을 정리하였다. 선행연구와 공공기관 운영법 도입 이후의 지정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역대 정권별로 공공기관 지정 및 지정해제 사례를 정리한 결과, 역대 정권에서는 공공기관의 감독 부실 및 방만 경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관리의 필요성이 높은 경우에 해당 기관을 지정하고, 반대로 기관 운영상 자율성이 필요한 경우 지정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부처의 관리 재량을 일부 인정하여 주무부처의 관리감독을 전제로 지정해제 되는 사례도 존재하였다.
    둘째, 특정 기관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해당 기관의 운영 및 재무관리 및 생산성에 나타나는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지정 및 미지정 기관의 일반현황 자료를 수집하여 양적분석을 수행하였다. 대리인 이론에 따르면 지정 이후에 공공기관들은 일련의 감시 또는 통제를 통해 효율성 저하를 완화하고, 운영 방식을 개선해 나가는 발전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분석을 위해서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기관뿐만 아니라, 각 중앙부처의 산하기관 중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기관의 데이터도 수집하였다. 그리고 지정 요건에 따른 인적, 재정적 규모의 차이를 배제하고, 지정기관과 유사한 특성을 갖는 비교집단을 구성하기 위해 합성 대조군(Synthetic Control Group)을 활용한 이중차분법(Difference-in-Differences, DiD)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기관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가상의 미지정기관 샘플을 생성하고, 이들 간의 성과 차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를 종합한 결과, 첫째, 지정기관과 미지정기관 간의 뚜렷한 차이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다만, 분석 결과를 통해 지정으로 인한 관리의 효과를 일부 확인하였고, 반대로 지정으로 인해 추가되는 행정 부담과 후속조치의 적용 방식이 기관 운영 효율에 상반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패널회귀분석을 통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었다가 해제된 기관은 총수입이 약 7% 감소하는 반면, 신규 지정된 기관의 경우 직원 수가 약 29%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하였고, 일반화된 합성대조군 분석에서도 일부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었다, 분석결과의 해석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은 패널회귀분석의 경우 기관별 내재적 특성과 외부 요인의 통제가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며, 합성대조군 분석의 경우에도 분석을 위해 지정된 기관과 유사한 대조군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최종 분석에 포함된 대상이 그 특성 면에서나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정량 분석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실시한 사례조사 및 서면 인터뷰에서 양적분석의 결과를 재확인하는 응답을 확인하였다. 서면 인터뷰 대상은 신규 지정된 공공기관의 담당자로 지정 전후 비교가 가능하도록 비교적 최근 신규 지정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삼았다. 최근 몇 년 간 신규지정 기관의 수가 많지 않아 인터뷰 대상이 소수에 그쳤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실질적 운영상 특징을 확인하는데 참고자료가 될 만하다고 판단하였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의 경우 인사, 예산, 운영 전반에 걸쳐 자율성이 저하되고, 각종 통제 수단으로 인해 행정부담이 증가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한 정책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정 이후의 관리가 실질적 제도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후속 조치의 차별화된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정은 그 자체의 의미보다 지정 이후의 후속 관리에 의의가 있다. 따라서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등 각 유형의 규모나 기능, 여건에 따라 맞춤형 관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분석에서는 미지정기관과 지정기관 간에 관리 차이로 인한 뚜렷한 변화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지정기관을 관리하기 위한 수많은 행정절차와 평가 수행 등의 노력을 감안할 때, 제도상으로는 지정기관과 미지정기관 간에 통제 및 관리수준의 차이가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도록 개선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출발점으로 기존 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간에 유의미한 관리상의 차별성을 갖추고, 기타공공기관도 특성을 감안해 유형화하여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관리를 위한 관리와 과도한 유형화로 인해 관리의 효과를 상회하는 행정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정 제도 자체의 목적과 운영 방식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현행 제도는 2007년 도입 이후 관리체계의 통일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해왔으나, 제도의 정당성과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정 및 해제 과정의 예측 가능성, 후속 관리의 효과성, 자료 접근성과 같은 기본 여건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례로, OO부처 사례에서도 지정기관과 미지정기관 간의 재정, 인력, 자산 등의 객관적 차이로는 지정 결정의 사유를 명백히 파악하기 어려웠고, 여러 상황과 기관의 특수성을 생각했을 때 비로소 지정 결정의 정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지정 결정에서 재량적 판단의 여지는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나, 기관 특성이나 정책적 고려에 따른 의사결정은 지정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하고 일관된 기준 정립과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안내 필요성이 요구된다.
    분석상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실증분석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초적 시도로서 의미가 있으며, 향후 연구에서는 자료의 표준화 및 장기적 데이터 구축을 통해 더욱 정교한 성과 분석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특정 공공기관의 정보를 충분한 기간 동안 누적하여 확보하고, 기관 간 비교와 시계열적 분석이 가능한 수준으로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는 각 기관에서 공시하고 있는 일반현황 및 재무현황 정보의 항목 구분이 상이하여 자료를 해석하고, 분류하여 체계적인 분석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많은 정보가 비공개되어 분석에 장애가 되었다. 따라서 다른 모든 제도개선에 앞서 공공기관의 공시정보 표준화 및 기록 의무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지정기준을 양적 측면에서 기관 특성 등 여러 요인으로 다각화하거나 후속관리 체계를 설계하는 문제는 단기간 내 개선은 어려울 수 있지만 지속적인 검토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가 제안하는 지정기준의 명확화, 절차의 투명성 확보, 그리고 후속 관리의 합리적 설계는 향후 공공기관 지정 제도의 신뢰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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