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연구보고서
AI를 활용한 3-Tech의 규제 체계 비교 연구: 리걸테크, 프롭테크, 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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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법률, 부동산, 금융 등 전통적 전문서비스 분야에서 AI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맞춤형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다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 산업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할 경우 효율성과 편의성이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와 더불어, 기존 산업구조와 충돌하는 규제적 갈등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AI 기반 신사업이 기존 시장의 일부 수요를 흡수하면서 이해관계자 간 경쟁과 마찰을 심화시키는 측면도 있고, 기존 규제체계를 AI 기반 서비스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리걸테크(Legaltech), 프롭테크(Proptech),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리걸테크와 프롭테크 분야에서는 AI 기반 서비스가 전통적 업역 일부를 점유하면서 갈등이 나타났다. 리걸테크의 경우 ‘로톡’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직역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와 충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프롭테크 분야에서는 ‘빅밸류’의 AI 기반 부동산 시세 서비스가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감정평가사협회로부터 감정평가법 위반 및 업역 침해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반면 핀테크 분야에서는 기존 규제체계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앞선 리걸테크⋅프롭테크 사례와는 성격이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금융기관이 기존에 운영하던 핀테크 서비스에 AI 기술을 결합하는 경우에는 해당 서비스가 이미 금융규제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기존 규제체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으나, AI로 인해 변화된 업무처리 방식과 새로운 위험요인을 반영하여 규제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보완할 필요성이 커진다.
그럼에도 ‘삼쩜삼’ 서비스와 같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형태의 AI 기반 서비스가 등장하는 경우에는, 현행 규제가 전제로 하는 세무대리 구조와 부합하지 않아 규제 적용 가능성이 불명확해질 뿐만 아니라 기존 세무 영역의 일부를 대체한다는 이유로 세무대리 소개⋅알선 위반 및 세무사법 위반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세무사회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2025년 5월에도 한국세무사회에서 세무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4차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NTN 국세신문, 2025. 5. 30).
이러한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AI 신사업이 기존 규제체계 적용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존 업역 및 전문자격사 제도와 충돌하면서 시장 진입이 제한되거나 서비스 범위가 제약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직역단체와의 장기간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그 결과 관련 업계에 투자 위축과 산업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지디넷코리아, 2023. 6. 13).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까지도 이러한 갈등을 조정 또는 해소할 명확한 법적 기준이나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결과 각 분야 기업들은 현행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비스 범위 확대 시 언제든 직역단체와의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에 직면해 있다. 이는 곧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한계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규제체계가 AI 기반 신산업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허용 가능한 사업 범위를 명확히 하며, 서비스의 특성을 반영한 체계적인 갈등관리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 산업서비스인 리걸테크, 프롭테크, 핀테크 세 분야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각 분야의 서비스가 실제로 어떠한 수준의 AI를 활용하고 있는지 외부에서 판단하기 어려워 AI 워싱(AI washing) 가능성이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고도화된 예측이나 결정을 수행하는 머신러닝 기반 AI를 적용한 서비스로 추정하였다.
또한 기존 산업과 AI 기반 신산업 간에 발생하는 갈등관리 관점에 집중하여, 국내외 현상을 규율하기 위한 규범(법령⋅가이드라인 등), 거버넌스(정부 및 그 밖의 권한을 가진 기관⋅단체 등 조직), 갈등관리 등의 제도적 장치를 포괄하는 규제 체계를 비교⋅분석한다. 이를 통해 향후 산업 진흥과 리스크 관리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합리적 규제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세 분야는 AI 기술이 도입되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규제 대상의 특성, 제도적 환경, 관련 거버넌스 구조가 상이하기 때문에 산업별 특수성을 반영한 규제정책 및 체계를 비교⋅분석하는 연구로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2장에서는 AI 기술 개요와 규제 필요성을 살펴보고, 주요국의 AI 규제 동향과 함께 국내의 AI 관련 규제 체계를 개괄적으로 살펴본다. 이를 통해 국내 규제체계가 현재 AI 기술 수준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 그리고 주요국 규제 방향성과 비교했을 때 정책적 정합성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하고자 한다. 아울러 국내 규제 체계 현황을 토대로 갈등관리 관점에서 제도적 기반이 적절하게 구축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진단한다.
제3장부터 제5장까지는 각각 리걸테크, 프롭테크, 핀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 현황, 규범과 거버넌스 구조, 갈등 사례, 정부 및 직역단체의 대응방식 등 규제체계를 분석하고, 이를 해외 주요국의 사례와 비교한다. 리걸테크 분야는 대륙법계를 기반으로 한 유사한 법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리걸테크 관련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일본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프롭테크 분야는 AVM을 시장에 가장 먼저 도입하였고 프롭테크 및 AVM 시장 전반의 규모와 투자 규모가 세계 최대 수준으로, AVM 관련 거버넌스 구축에 가장 앞서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미국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또한 핀테크 분야는 영국이 세계적으로 핀테크 산업이 가장 활발하게 성장한 국가로서 우리나라 역시 영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정부 주도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고 혁신금융서비스 제도 등 다양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각 장에서 선별한 해외 주요국과의 정책 비교를 통해 각 테크 분야가 발전할 수 있었던 기반 체계와 기존 산업과의 상생 요인, 관련 정책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국내에의 시사점을 도출한다. 제6장에서는 3개 분야 간 규제체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일본⋅미국⋅영국과의 비교를 통해 도출된 시사점을 바탕으로 국내 규제정책의 개선방향을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