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연구보고서
개발도상국의 그린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한국의 협력 방안
보고서명(영문)Korea’s Cooperation Approach to Promote Green Digital Transformation in Developing Coun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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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본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그린 전환과 기술 발전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이라는 국제적 흐름 속에서, 두 전환의 연계와 시너지를 강조하는 ‘그린디지털 전환’을 위한 한국의 개발협력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디지털 기술은 기상·재난 조기경보, 에너지 효율화, 스마트그리드 등에서 그린 전환을 가속하는 한편, 데이터센터 전력소비와 전자폐기물 증가 등 새로운 탄소배출 및 환경 부담을 동반한다. 이러한 양면성으로 두 전환을 병렬적으로 다루는 접근이 아닌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며, 그린디지털 전환에서의 ‘디지털을 활용한 기후대응(by digital)’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자체의 탈탄소·친환경화(of digital)’에 대한 균형 잡힌 고민이 필요하다. 이 와중에 소득이 높은 개발도상국일수록 그린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수요가 모두 높은 가운데, 개발도상국 관점에서의 그린디지털 전환 전략과 지원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디지털 전환 자체의 탈탄소·친환경화’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그린디지털 전환의 두 가지 차원에 대한 국제 논의 동향과 주요 공여국의 정책·사례, 수원국의 전환 수준과 협력 수요를 분석하여, 개발협력 관점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떤 정책적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를 도출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국제지표 교차분석과 상관관계 통계분석, 공여국 정책·통계·사례 분석, 수원국 사례 조사 및 현지 조사 등 다양한 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2장에서는 국제지수 교차분석을 통해 국가별 그린·디지털 전환 수준의 불균형을 확인하였다. 선진국, 특히 북유럽은 두 전환 모두에서 상위권을 형성하는 반면, 다수의 신흥국 및 개도국은 한 축에 편중되거나 양쪽 모두에서 지체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상관관계 통계분석을 통해 그린디지털 전환이라는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디지털 전환 수준이 높을수록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되지만, 그린 전환이 병행될 경우 배출 수준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디지털화가 가져오는 환경적 부담을 상쇄·완화하기 위해서는 그린 전환을 동시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정책적 추진력과 제도적 일관성이 강한 국가일수록 그린 전환 성과가 높게 나타나, 정치적 의지와 제도 기반이 전환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그린디지털 전환이 기술·산업정책을 넘어 지속가능 발전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핵심 개발 어젠다임을 재확인하게 하며, 국가 간 전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개발협력의 역할을 강조한다.
3장에서는 사례 분석을 통해 팬데믹 이후 기후와 디지털에 대한 주요 공여국의 개발협력 접근 방식을 파악하였다. 각국의 전략문서와 실제 협력 사례를 분석한 결과, 호주와 영국은 기후를 국제개발의 핵심 요인으로, 디지털을 이행 수단으로 포지셔닝하는 한편, 대형 디지털 인프라 사업에 기후주류화와 세이프가드를 적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독일은 기후와 디지털을 동급으로 강조하며, 디지털 격차의 확대 가능성에 주목해 혁신 디지털 기술의 기후행동 적용을 적극 지원한다. 전반적으로 주요 공여국에서는 재생에너지 확산과 디지털 모니터링 결합, 전자폐기물의 순환경제적 처리, 스타트업과의 민관협력 등의 활동이 활발했으며, 특히 민간 주도의 혁신적 기술 활용 사례가 다수 확인되었다. 한국의 경우 디지털은 ODA의 강점 분야이나 기후주류화 반영은 아직 미흡하며, 민간 연계와 기상·에너지 관리·순환경제 등에서 확대 여지가 크다.
4장에서는 개도국에서의 그린디지털 전환에 대한 수요와 직면과제를 파악하기 위한 통계 분석과 사례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개도국에서는 그린과 디지털이 대체로 병렬 추진되고 있으나 통합적 접근은 제한적인 것을 확인하였다. 인프라·제도·재정적 제한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스마트그리드·스마트미터·AI 수요예측, 기후·환경 모니터링을 위한 위성·드론·빅데이터 활용, ICT 인프라의 친환경 전환과 그린 데이터센터 구축 등 공통 수요가 존재한다. 이 중 스마트시티는 디지털과 그린을 동시에 구현하는 대표적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인도가 도시·에너지·환경·ICT 분야 개발에 적극적이다. 한국은 디지털 정부, 데이터 거버넌스, 에너지 관리, 환경 데이터 플랫폼 등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수요를 충족할 비교우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기후 데이터 플랫폼 구축, 재생에너지 모니터링, 전자폐기물 관리, 그린 데이터센터 설립 등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다.
5장에서는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국의 협력 추진방향을 세 단계로 제안한다. 첫째, 기반환경 조성과 재원 확보 단계에서는 현지의 정책·법제 정비와 시장 인식 제고, 한국 내 제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재생에너지, 데이터 거버넌스, 전자폐기물 분야의 규제·지침·평가체계를 정책자문으로 지원하고 시범사업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 한국 내에서는 디지털 ODA 협력사업에 ‘그린 필터’를 도입해 탈탄소 기여도, 에너지 효율, 환경적 지속가능성의 사전 검토를 의무화하고, 중앙 정책–지방 인프라 시범–지역사회 교육·기술이전을 유기적으로 잇는 통합형 장기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 재원 측면에서는 GCF, CIF, 세계은행, KGGTF 등 기존 국제 기후기금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양자·소다자 협력 모델을 통해 공공·민간·다자를 결합한 혼합금융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적 협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그린디지털 이니셔티브를 플랫폼화할 것을 제안한다.
둘째, 사업 실행과 우선협력 방향 설정 단계에서는 초기 공공재원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성과가 검증되면 현지 매칭펀드나 차관을 통해 유상 또는 PPP로 연계하는 단계적 구조가 효과적이다. 이는 사업 초기의 리스크를 공공이 흡수하면서 민간 참여 역량을 축적할 수 있게 한다. 우선협력국은 한국의 ODA 중점협력국 중 디지털·에너지 기반 여건이 갖춰져 있고 KOICA·EDCF 사무소가 상주하며, 정부의 중장기 로드맵과 정치적 의지가 확인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선정한다. 중점 협력 분야는 에너지, 순환경제, 기후적응의 세 축으로 정리되며, 스마트그리드·AI 수요예측, 그린 데이터센터, 전자폐기물 회수·안전처리·자원추적, 위성·드론·IoT 기반의 모니터링과 조기경보 등이 구체적인 실행 영역이다. 스마트시티는 세 축을 아우르는 협력사업으로 활용될 수 있다.
셋째, 지속가능성 확보 단계에서는 운영·유지 관리의 현지화를 통해 사업의 단발성을 방지하고, 성과기반 보조금이나 공공–민간 공동운영 모델을 도입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다. AI·IoT·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반 그린 솔루션의 기술이전과 공동개발을 촉진하는 한편, 지식재산권과 기술보호 제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거나 국제협력으로 보증해 지식 유출 위험을 낮춰야 한다. 4장의 분석결과와 같이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지식·활용 역량이 전반적으로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연수를 넘어 대학·직업학교·산업체가 결합된 장기 교육·훈련 체계를 구축하고, 스타트업·중소기업의 참여를 촉진해 현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성과 확산을 위해 그린디지털 전환에 대한 성과지표를 개발하여 정책 환류와 재투자를 유도하고, 남남 협력으로 정책 브리프·툴킷을 활용해 성과를 확산하는 메커니즘을 갖출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디지털 전환은 전반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으나, 그린 전환이 병행될 경우 배출 수준이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정치적 의지와 제도적 일관성이 성과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정책 추진력이 중요하며, 전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발협력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기후주류화가 반영된 디지털 개발협력, 혼합금융과 민간 연계, 통합적 장기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무상에서 성과기반 유상 또는 PPP로 확장되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개발협력에서 경제협력으로 확대되는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의 토대를 형성하고, 국제사회 전반의 균형 잡힌 그린디지털 전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다.